배낭여행/14 이란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3(마쑬레→쉬라즈)

코렐리 2014. 9. 30. 11:52

2014.9.5(금)

장시간의 비행, 장시간의 버스이동에 적잖이 피곤했던 나는 다음날 자고싶은 만큼 잤다. 윌리엄과 에디는 아직도 자고 있는지 인기척이 없었다. 나는 이 마을을 전 날 다 둘러 보았지만 저녁에 둘러본 마을과 아침에 둘러보는 마을은 다를거라는 생각에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이란 현지 관광객이 이 마을의 전통의상을 입고 촬영을 하러 자리 이동을 하고 있었다. 뒷모습을 슬쩍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주인공이 가다 말고 뒤돌아 보는 통에 들통났다. 내리막길 아래쪽에서 이를 본 몇 몇 사람들이  재밌어라며 박장대소 하고 난리가 났다. 지쩍어진 나는 주인공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나는 어제 둘러봤던 마을 전체에서 가장 번화한 골목 위주로 돌아다녔다.

 

뱃속에서 밥시계가 울려왔다. 전 날 에디군이 값만 물어보고 먹지 않은 스프인지 국수인지 이상하게 껄쭉한 음식 함 먹어봤다. 뭐 걍 그렇고 그러네. 근데 왜 양이 20% 이상 부족하냐. 그릇도 콧구멍만한게 영 간에 기별이 가질 않는다.

 

이 번엔 바로 옆 솥에서 끓고 있는걸 함 주문해 봤다. 이건 또 요거트라네? 그 몸에 좋은 유산균을 학살해가면서까지 요거트를 왜 끓이지? 하긴 그렇게 따지면 우린 김치찌개를 왜 끓이냐. 나도 참 어지간히 멍청하다. 맛? 시큼털털... ㅡ,.ㅡ; 두 개 먹으니 간신히 간에 기별은 간다.

 

디저트로 맥주가 없으니 비슷하게 생긴 병으로 알콜결핍증을 함 달래봤다. 무알콜 몰트 비버리지란다. 맛은 영 안그런데 결국 무알콜 맥주란 얘기다.

 

윌리엄과 에디가 일어나는 것까지 기다릴 수 없어 혼자 나와 민생고를 해결하긴 했지만 의리상 맨손으로 숙소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무알콜 맥주 두 병하구 자그마한 빵 두개를 샀다.

 

돌아가 보니 그들이 이제 일어나 씻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사온걸 내미니 반가운 기색이었다.

 

마을을 떠나기 전 또다시 그놈의 마법같은 마을 분위기가 우리를 바깥으로 끌어냈다.

 

속소에서 나오다 만난 소녀. 귀여운 구석이 있어 카메라에 담았다. 아이다란 이름의 소녀였다. 윌리엄 말로는 어제부터 에디가 마음에 들었던지 에디 주변을 맴돌더란다.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가 당장 떠올랐다. 이 소녀가 아이다면... 그럼 에디가 라다메스란 얘긴가? ㅎㅎ 우습다. 에디에게 농담을 던져봤다.

"좋겠네. 귀여운 소녀가 너를 좋아하니 나같으면 영광이겠어?"

"뭐... 귀엽긴 한데..."

내가 다시 짖궂게 물어봤다.

"왜? 너한테 찝쩍거려(flirt)?"

짓궂은 내 질문에 약간 망설이던 에디가 어줍잖게 대답했다.

"응"

"헐!"

농담해 놓고 보니 어린 소녀한테 찝쩍거린단 표현이 가당치 않다. ㅡ,.ㅡ;

 

마을을 돌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곳의 전통복장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현지 관광객들이 눈에 띠었다.

 

윌리엄과 에디에게 물었다.

"이야 저 재밌는데? 가서 기념촬영이라도 같이 하면 어떨까?"

"좋지."

우리는 우선 내려가서 그들의 모습을 허락하에 카메라에 담고는 같이 찍자고 제안했다. 그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었다.

 

기념 촬영 한 컷. 좌측 끝이 윌리엄, 오른쪽 끝이 에디, 그 앞이 나. 지금 이 사진을 찍고 있는 곳은 남의집 지붕이다. 급하게 경사진 곳에 집을 짓다 보니 집 뒤로 뚫린 길과 지붕이 맏닿아 있어 길인지 남의집 지붕인지 분간도 안간다. 많은 집들의 지붕이 이렇게 생겼다. 올라가는게 당연한건지 모두들 남의집 지붕으로 올라가 경치를 내려다 보고 사진을 찍고 말리거나 불만을 하는 사람도 없다. 

 

남의 집 지붕에서 경치를 만끽하는 사람들.

 

기념품 가게를 더 둘러봤다.

 

이 곳에는 각종 차를 판다. 아래 사진 맨아래 오른쪽의 차는 영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주인이 윌리엄 앞에서 마시면 뱃살이 빠진다는 시늉을 했다. 배가나온 월리엄군이 한포장 구입했다.

 

맛 한 번 봤다. 걍 그렇다.

 

윌리엄군과 에디군.

 

이들과 함께 차를 한잔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이들에게 히스패닉계 미국 포크가수 로드리게스에 대하여 아는지를 물어봤다. 역시 나이가 좀 있는 윌리엄군은 로드리게스를 잘 알고 있었고 그에 관한 다큐먼터리 영화 "Searching for Sugar Man"도 보았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선 음반판매실적이 전혀 없었지만 남아공에서는 거의 신드롬에 가까운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비교적 신세대인 에디군은 그를 알지 못했다. 윌리엄군이 에디군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노래를 중얼거렸다.

"I wonder, how many times you had sex... "

 

마을을 떠나기 전 작은 가방 하나 구입했다. 오전이 다 갈 무렵 우리는 짐을 싸들고 숙소를 나서 택시를 잡기 위해 마을 입구로 내려갔다. 에디는 그가 하던대로 택시를 잡으며 요금 협상을 시도했지만 그다지 용이하지 않았다. 내가 몇 번 시도했더니 윌리엄이 그만 두라며 만류했다.

"그냥 에디가 하게 놔둬. 우리 협상기술은 에디를 못따라 간다구. 곧 좋은 요금에 택시를 잡게 될테니 기다려 봐."

나는 살짝 속이 타기 시작했다. 오늘 쉬라즈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테헤란의 국내선 공항으로 7시 까진 도착해야 했다.

간신히 에디가 택시를 잡았다. 적잖은 시간을 길에 쏟았다.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갈아타기 위해 푸만에서 내렸다. 전술했듯이 여기선 택시도 지역 할당제라도 있는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고 그 불편함의 피해는 승객의 몫이었다.

푸만에서 내리기 직전 윌리엄이 내게 물었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상철."

"니 이름은 외우기가 너무 어려워. 난 분명히 니 이름 잊어버리고 말거야. 내 이름이 뭐라고 했지?"
"윌리엄이라메?"

"거봐, 내 이름은 쉽잖아."

"ㅡ,.ㅡ;"

푸만(Fuman)에서 택시를 다시 한 번 갈아 탄 뒤 라시트에 도착하자 내겐 그다지 시간여유가 없었다. 터미널 안에 안내 센터가 있었다. 윌리엄과 에디는 북쪽으로 올라가 카스피해로 가고 나는 남쪽 테헤란 국내선 공항으로 갈 참이었다. 택시를 타겠다고 하니 에디가 안내센터에 물어봤다. 테헤란까지는 180토만이라고 했다. 아, 젠장 비행기값보다 더 비싸요.

에디는 나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친구였다. 그는 내가 탈 택시를 여기저기 알아보며 125토만에 나를 태우려고 노력했다. 그는 항상 이렇게 해서 경비를 절약해 왔고 통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여행에는 나보다 몇 수 위였다. 이 곳 이란에는 아니, 중동에는 요금미터기가 달린 택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대충 감으로 가고 요금은 서로 합의를 봐야 하는 시스템이다. 한 택시기사는 125토만으로는 안간다며 택시미터기로 가자고 했다. 택시미터기는 이 곳 이란에서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미터기 요금대로 가는것은 절대 영리한 방법이 아니다. 만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미터기로 가는 바보가 세상에 어딨겠나. 미터기는 꺾고 요금을 협상하는게 당연히 유리하다. 그에게 125토만을 주려 하자 꿈쩍도 않다가 135토만을 내주자 그제서 타라고 했다. 나는 적은 시간이었지만 그새 친분이 생겼는지 나도 모르게 에디와 윌리엄을 번갈아 안은채 작별인사를 하고 그동안의 배려에 대해 치하한 뒤 택시에 올랐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에디와 이미 이멜 몇 번 주고 받으며 사진 교환도 하고 있다. 위 사진은 에디로부터 온 택시에서의 단체셀카 사진.

 

이 곳에서 테헤란의 공항까지는 무척 멀었다. 만일 버스를 탔다면 당근 비행기는 타지 못했다. 오후 두 시쯤 라시트에서 택시를 탄 것 같다. 운전기사는 젊은 친구였지만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나는 국제선 공항이 아닌 국내선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쉬라즈로 간다고 했더니 그제서 알아듣는듯 했지만 왠지 불안했다.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요르단에서 비행기를 놓쳐 본 악몽이 있고 나니 노파심이 생겨버린 모양이다. 나는 즉석에서 종이를 꺼내 그림으로 그려 그에게 보여줬다.

"난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이 아니고 국내선으로 간다고요. 국내선으로 가면 쉬라즈로 가게 되고 국제공항으로 가면 외국으로 가게 된다고요. 여기가 아니라 여기로 갈거라고요. 쉬라즈로 가기 위해서."

그림을 들여다 본 그는 고개만 갸웃거렸다. ㅡ,.ㅡ;

그래 일단 가자. 시간도 빠듯한데 놓칠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팔자에 맡겨야지. 이렇게 생각하며 반 포기를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카라즈에 가까워지자 시간은 계속 가는데 길은 엄청 밀렸다. 마침 퇴근시간이다. 아~~ 젠장 못타나보다. 다시 비행기표 구하러 여행사 찾고 하루를 날려먹을 생각을 하니 반포기했을망정 속이 편치만도 않았다. 아래 사진은 그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그림. 그릴 땐 몰랐는데 그려놓고 이해도 가지 않을 설명까지 마치고 나니 우스운 생각이 들어 사진으로 남겼다.

 

가다 보니 뜀도령이 문자 테러질을 해왔다. 내가 왜 영감이냐 이 영감탱이야. 

 

간신히 공항에 도착했다. 운전기사는 라시트에서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미터기를 켜며 뭐라고 뭐라고 했었다. 내가 낸 요금보다는 아주 많이 나올거라는 이야기인 것 같았다. 라시트에서 테헤란까지 공식 요금이 180인데 보여주면 뭐하냐고 이미 135토만에 합의해 놓고선. 택시는 다행이도 아주 적당한 시간인 19:00에 도착했다. 20:15발 비행기였다. 나는 그에게 애썼으니 20토만 더 주겠다고 했다. 도합 155토만이다. 터미널에서 안내했던 요금과 큰 차이가 없는 요금이었다. 하지만 그는 요금표에 240토만이 나오자 생각이 바뀌는 모양이었다. 자꾸 미터기를 보여준다.

"나는 그가 알아먹던 못알아 먹던 이미 협상은 라시트에서 끝났는데 내가 당신에게 요금을 더 줄 이유는 없다. 팁으로 주는 20토만을 안받겠다면 줄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계속 미터기를 가리키며 어찌할거냐는 반응을 보였다. 내가 물렁해 보인 모양이군. 나는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택시에서 내려 공항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누군가 날 부른다. 누군가에게 내가 택시비 안냈다고 좀 잡아달라고 하기라도 했던 모양이었다.

"택시요금 안냈어요?"

"그 작자가 나 택시비 안냈다고 그래요? 줄거 다 줬으니 그에게 다시 물어봐요."

날 물렁하게 봐도 유분수지. 나는 바로 들어가 발권부터 받았다.

 

항공기는 지연없이 제 시간에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 항공기에 올라탔다.

 

고작 1시간 30분 비행인데다 항공권은 50달러에 불과한데 남는게 있는지 기내식이 나온다. 나야 고맙지 밥도 못먹었는데. 기대도 안한 수지를 맞았다.

 

공항에서 일단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4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택시기사는 기름으로 반백의 머릴 매만진 잘생긴 사람이었다. 생김새와 달리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쨍쨍거리는 피곤한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나는 가이드북에 나온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시나 호텔로 가자고 했다. 북박요금 차이 나봐야 품질은 고만고만, 싼데로 가면 많은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영어도 할 줄 모르면서 시내로 가면서 계속 자기가 소개하는 호텔로 가기를 권했다. 소개비라도 챙길 심산이었다. 나는 시나 호텔로 가자고 두 번 말 한뒤 계속되는 짜증나는 목소리의 속보이는 제안을 개무시로 일관했다. 지금 생각해도 개짜증.

"시나 호~텔 노~ 뷰~티~풀! 블라블라 호~텔 베~리 뷰~티~풀. 블라블라호텔 오케이?"

그는 집요했다. 대꾸도 하지 않았건만 시내 도착할 때까지 듣기도 싫은 이소리 열번도 넘게 들어야 했다.

시나 호텔 노 뷰티풀 어쩌고 저쩌고 하던 놈이 으째 시나 호텔이 어딨는지도 몰라 헤매냐? ㅡ,.ㅡ;

간신히 시나 호텔을 찾았을땐 안이 휑하고 자물통이 바깥으로 채워져 있었다. 망한건가...? 아 젠장 스몰멘붕.

나는 택시비를 계산하고 다른 호텔을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요금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계속 택시를 다시 타고 자기가 안내하는 호텔로 가기를 원한 것이다. 나는 택시비를 짖궂게 도로 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얼굴을 들여다 보고

"돈받기 싫단 얘기시지? 난 당신하곤 안가. 잘가요. 안녕." 나는 택시 진행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그도 내 태도를 보고는 그제서야 바로 쫓아와 호주머니에서 다시 나온 내 손에서 요금을 받아 냉큼 챙긴다. 그러던 그는 내게 뭔가 또 이야기 하려고 했다. 뻔한 그 내용의 말이겠지 뭐.

"나 페르시아어 몰라요." 하고는 내갈길을 갔다. 나를 따라오며 치근덕거리다 저만치 택시가 멀어지니 그제서야 다시 자기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 갔다. 그때는 포기한 줄 알았다. 지가 나를 꼬셔본댔자 본전도 못뽑을거면서 껄떡거리기는 뭔노므...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그는 집요한 인간이었다. 차를 돌려 길건너에서 세우고 차에서 내린채 나를 계속 부르는 그를 보자 짜증이 지겨움으로 바뀌었다. 똥밟았군 제길... 저런 인간 여행하는 동안 오늘이 첨이자 마지막이길... 그를 외면하기 위해 아무 골목이나 들어가 버렸다. 그러곤 다른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시작했다. 그 골목엔 게스트하우스가 보이지 않았다. 반대편 골목으로 들어가자니 찰떡 주워먹은 거머리가 아직도 있을까 두려웠다. 골목에서 대로를 향해 빠끔이 내다보며 이상한 비애를 느꼈다. 누구 눈치도 안보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내가 택시기사 눈치나 보다니 인생 참 묘하다.

나는 한동안 괜찮아 보이는 호텔을 찾아 다녔다. 이 곳이 그나마 좋아보여 들어갔다.  하셰미 호텔이다.

 

숙박비는 30토만으로 비교적 저렴한 곳이었다. 삼인실 혼자 쓰라고 내준다. 조명이 약간 우중충한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이상하게도 이 호텔에는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곳이 좋은 숙소였다는 사실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나서야 알게되었지만 어쨌든 그건 다음날 얘기다.

 

샤워를 하고 나니 멩숭멩숭했다. 바로 근처 수퍼에 가봤다. 모처럼 들어온 동양인이 신기했는지 어디서 왔는지 등 엉성한 영어로 이것 저것 물어왔지만 친절했다.

 

간식거리와 칫솔 그리고 치약을 샀다. 드디어 제대로 된 무알콜 맥주를 찾았나 했다. 레이블은 하이네캔을 모방한 짝퉁이다. 샴스? 이 곳 이란엔 코카콜라를 흉내낸 짝퉁은 물론 별의 별 짝통이 다 있었다. 그렇다고 어디처럼 엄마만 빼고 죄다 가짜인 짝퉁공화국은 아니었다. 숙소에서 맛을 본 뒤에야 두 병이나 산 내 손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맛과향이 너무나 이상했다. 짠 맛 없는 간장이나 진배없었다. ㅡ,.ㅡ; 한 병 간신히 먹고 고민 아닌 고민을 해봤다. 이걸 여기다 두고 갈까 아님 버릴까 아님 갖고 다닐까.... 별로므게 다 속을 썪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