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4 스리랑카·태국 the 2nd

쓰리랑 카~~~!(2-2: 담불라/시기리야)

코렐리 2014. 8. 13. 16:34

2014.6.2(월) 계속

시기리야의 일정을 종료했으니 다시 담불라로 가 동굴사원을 방문할 차례다. 버스를 타고 다시 30분정도를 되돌아와

 

동굴사원 입구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은 16:00 정도.

 

황금색 부처좌상과 황금색 탑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작은것도 스투파라 부르는가?

 

아무래도 부처상은 한국 사찰의 부처상이 훨씬 자비로운 모습인 듯하다. 황금색 부처상이 있는 이 건물은 박물관인데 그다지 볼 것은 없지만 그냥 지나기 섭섭하니 한 번 들러 주시고

 

동굴사원으로 오르자면 경사진 길을 가야 한다. 이 곳은 원숭이가 한국의 개보다도 흔하다.

 

어린 시절엔 원숭이를 한 번 길러 보는 것이 꿈이었던 적이 있다. 지금 같으면 징그러워서 싫다. 그러면서도 새끼가 눈에 띠면 귀여운 모습에 눈을 대게 된다.

 

동굴사원에 도착. 날도 더운데 오르는 길 만만치만은 않다. 이 곳에서 반바지 위에 미리 준비한 등산복을 덫입었다. 길거리에서 바지를 입으면 변태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짧은 바지는 입장을 허용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 나와서 다시 바지를 벗을때는 신경이 좀 더 쓰였다. 누군가 물어본다.

"날도 더운데 반바지는 왜 입어요?"

"짧은 바지 입은 사람은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던데요?" 

"푸하하 반바지라 해도 당신이 입은 것처럼 무릎을 덮으면 상관 없어요."

"ㅡ,.ㅡ; 젠장"

어쨌든 바위를 통째로 깎아 파고 들어간 신비의 동굴사원은 벽화와 그 많은 부처상을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사원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내부로 들어가면 천장과 벽면에 빼곡하게 그려진 프레스코화와 부처상을 볼 수 있다.

 

수많은 부처상 하나하나에는 채색이 되어 있고

 

입은 옷의 실루엣과 주름 표현방식은 균일하고 단순하다.

 

한국에는 흔치 않은 입상도 있고

 

좌상도 있다.

 

이렇게 많은 부처상을 만들고 세운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자못 궁금해진다.

 

와상도 여러개 보인다. 천장 높이는 한계가 있어 그런지 와상은 대개가 크게 제작되었다.

 

보통 공이 들어간 작품은 아니다.

 

조명은 부처상의 칠과 벽화를 보호하기 위함인지 관람자가 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소화 했다.

 

일렬로 줄을 세워 놓은 모습도 보이고

 

어쨌든 입상, 좌상, 와상 세가지의 동일한 모습만 보게 되지만 벽화의 다양함 때문에 지루할 새는 없다.

 

 

 

 

 

바위를 깎고 파고 들어가 수백개나 되는 많은 부처상을 안치하는데는 많은 수의 노동력과 자금이 동원되었을테니 신앙의 힘만이 설명 가능할 터다.

 

 

와상의 발이 재미있다.

 

거대 와상의 발에는 역시 문양이 그려져 있어 신기하다.

 

동굴에는 방이 여러개로 나뉘어 있어 방마다 다니며 벽화와 부처상 하나하나를 열심히 본 뒤 밖으로 나왔다. 기념사진 한 컷.

 

이 곳에서 멀지 않은 숙소로 돌아가 짐을 찾아 주인 아줌마에게 하직을 고한 뒤 버스 정거장으로 가 조금 기다리니 폴로와나루와행 버스가 온다.

 

18:30에 담불라를 출발한 버스는 20:00경 나를 폴로나루와에 내려 놓았다. 혹독하게 더운 날씨에 로컬버스는 에어컨 바람 한 톨 없다.

 

도착 후 찍어 두었던 호텔에 전화했다. 주인이 곧 데릴러 나온가다더니 툭툭을 직접 끌고 나를 데리러 왔다. 툭툭을 타고 10분 남짓 가니 멋진 열대정원을 가진 게스트하우스가 나온다.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의 방값은 1,500루피. 주변은 푸른 벼가 빼곡히 심어진 논이었다.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했다. 주인에게 맥주 한 병 달라 해서 마셔봤다. 호프향은 전혀 없다. 거품도 섬세하지 못해 따르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진다. 미지근하기까지 하다. 맥주가 아니라 다른 곡물을 많이 첨가한 발포주인 것 같다. 어쨌든 그 나라 맥주는 꼭 마셔보는 나이니 숙제는 한 셈이다. 팬을 동작시키고 창문을 열고 자니 그런대로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