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4 홍콩·마카오

홍콩 마카오 휘둘기 4-2(센트럴/셩완)

코렐리 2014. 2. 5. 21:50

2014.2.1(토) 계속

만족스러운 점심을 즐기고 나니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어졌다. 이 곳은 City Hall 건물이고 그 안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미술관도 설치되어 있어 함 들러봤다. 재미있는 설치미술 작품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띤다.

 

 

구멍뚫린 벽과 그에 면한 침구는 무엇을 의미할까. 맹숭맹숭한 것 같아. 그 구멍 안에 관람객을 일부러 한 명 넣고 찍어봤다. 그 여자 관람객은 남의 작품을 빌어 ㅅ해로 창조한(?) 내 작품(?)에 들어간 줄도 모르고 있을게다. ㅋㅋ

 

홍콩에서의 2층버스 투어는 적잖이 비싸다. 물론 감당 가능한 수준이지만 그럴만한 가치여부에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빅토리아피크까지 올라간다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가이드북에는 2층버스 투어 대용으로 훌륭하다고 했다. 속아봤다. 그런데 진짜로 속았다. 그건 약간 나중 얘기고. 한대 또는 두 대가 운행중인 모양이다. 일부러 오픈된 2층에 앉기 위해 먼저 온 버스를 보냈다. 첫 번째 버스를 보내기 직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한 아이와 눈이 마주친 뒤로 계속 눈맞추기 놀이를 했다. 서양인 아빠와 동양인 엄마 사이에서 응석을 부리던 이 아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수시로 나를 쳐다봤다. 어쩌면 이상한 아찌가 자길 보고 미소짓는게 이상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경계심은 없어보였다. 눈이 어찌나 맑고 예쁘던지 카메라에 아이와 부모의 허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담았다.

 

드디어 다음 버스가 도착했다. 나는 버스를 한대 보내고 기다린 관계로 맨 앞에 서 있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2층 버스를  타고 누비는 도시의 맛은 즐길만 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몽콕이나 코즈웨이베이에서처럼 머리 위로 지나가는 어마어마한 간판이 이 곳 센트럴에는 없다는 것이 단 한의 아쉬움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쉬운 것은 그것 하나 뿐이었다. 

 

한 10분 정도 신나게 달리더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회차했다.

 

어? 아니 젠장 왜 여기서 다 내리라고 하는거야? 피크트램 매표소잖아. 아, 젠장 그럼 그거 타고 올라가면 돼지.

 

먼느무 인간이 일케 많냐. 거 타고 올라가려면 만만치 않은 시간 걸리겠군. 머이라고라고라? 세시간이라고라? 아 젠장 멘붕이로세. 홍콩까지 왔음서 빅토리아 피크도 올라가지 못하면 말이 안돼잖아. 그렇다고 세시간이나 기다려?

 

택시를 타고 올라간다? 이사람들도 바보는 아닐텐데 왜 그 방법을 안쓰지?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싶어 잠깐 고민해 봤다. 내려올 때 교통편은 어떻게 되는거지? 다시 내려올 때 피크트램을 타더라고 택시를 타더라도 내차지까지 오는데는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상황이렸다? 젠장 여기다 목숨 걸 생각 없다.

 

나는 카페 밀집지역인 란콰이퐁으로 가 한바퀴 돈 뒤 맥주나 한잔 마실 요량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년이라 그런지 문을 닫은 없소가 적지 않지만 거리 치장은 신년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홍등은 많이 봤지만 금등은 또 처음일쎄. 

 

어딜가나 하드락 카페는 꼭 있군. 어딜 가나 있는 카페는 패쓰!

 

뒷골목이 궁금했다.

 

뒷골목을 쑤시고 나니다 보니 멋진 카페가 눈에 띤다.

 

살색이 많은 그림이나 사진은 야하다고 생각하는 내게 눈에 확 띠는 광고 스탠드가 하나 눈에 들어온다. 뭐냐. 588번지를 연상케 하는 이 분위기는?

 

어쨌든 골목을 누비다가 발견한 그 카페로 가봤다. 가보니 아라비아 카페일쎄. 홍콩에서의 아라비아 카페라... 정통 아라비아 카페를 본토에서 다녀본 나로선 좀 식상했다. 발길 돌리고돌리고돌리고...

 

역시 뒷골목으로 계속 다벼봤다. 운치있는 곳이 적잖이 나온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다시 올라탔다.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모스크도 하나 나오길래 함 들러봤다. 남자들은 예배시간이 가까웠는지 하나 둘 사원으로 모여들고

 

율법에 의해 입실 불가능한 여자들은 예배실 밖에 머무르는 모습이 눈에 띤다.

 

기도하는 무슬림들.

 

이 길고도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끝까지 가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끝을 봤다. 그 끝은 고지대 마을. 하지만 피크트램 보다는 한참 저지대에 속한다. 여기서부터 내려가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걸어내려 가는 재미는 해보지 앟은 사람은 모른다.

 

화려함 그 자체가 볼거리다. 낭만적인 카페, 재미있는 치킨집, 좋은 냄새를 풍기는 레스토랑, 성인용품을 파는 야시꾸리한 거게 등 등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날 맥주를 마셨던 소호의 카페들은 밤이 되면서 다른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이 번엔 다른 지역의 카페에 앉아 보기로 했다.

 

이 번에는 란콰이퐁의 카페에 앉아 보았다. 물론 바깥 테이블에. 분위기를 보고 앉았으나 이 집엔 에일 맥주가 없으니 라거 맥주로 대신했다. 스텔라 아드투아와

 

산 미구엘을 한 잔씩 마시며

 

지친 다리를 쉬었다.

 

카페 밖을 오가는 사람들은 소호에서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곳에서 보는 행인들은 다른 분위기를 냈다. 가수, 쇼걸, 군중, 카페의 사람들을 그려 놓은 벽화가 무척 재미있다.

 

여기서 마신 맥주가 식전주 역할을 했는지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 누들요리로 유명한 취화 레스토랑이 눈에 어렵지 않게 들어왔다.

 

이 곳에서 누들과 홍차 세트메뉴, 그리고

 

곁들여 먹을 삶은 야채를 주문했다. 홍차도 맛이 좋고 고기와 만두가 들어간 국소 맛도 일품이지만 살짝 데쳐 신선하게 아삭거리는 야채는 딸려나온 소스가 풍부한 맛을 더해 그야말로 최고의 풍미를 즐길 수 있었다. 

 

이제 늦은 시간까지 마지막 날을 즐겼으니 다음날 꼭두새벽의 비행시간을 고려해 일찍 숙소로 돌아가 쉬어야 할 것 같아 트램을 타고

 

2층에 앉아 마지만 홍콩의 밤을 내려다 봤다. 드물게 화려한 곳이다. 아무리 전ㅅ계적이 ㄴ불황이 닥친다 해도 이 곳 홍콩만은 전기세를 아끼지 않을 것 같았다. 

 

트램 2층에 창을 열고 앉아 맞는 시원한 바람과 

 

눈에 들어오는 도시의 화려한 불빛.

 

그리고 도시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거대 상업간판들. 이것이 홍콩에 대한 잔상이다.

 

2014.2.2(일)

새벽 7시 4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잠을 설친채 4시에 체크아웃을 마치고 호텔을 나섰다. 공항버스 승차장을 전날 확인은 했지만 홍콩으로 오던 날 야우테마이에서 내려 구경을 한 뒤 지하철을 타고 온 터라 정확하게 공항버스가 어디에 정차하지 못한 터라 확인한 장소를 확신할 수 가 없었다. 요르단 암만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쳤던 끔찍한 경험을 한 나로선 약간의 트라우마 마저 있어 대비하기 위해 일찍 나온 것이었다. 당시엔  새벽에 도착한 관계로 공항버스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세르비스라 불리는 택시를 타고 암만 시내로 들어갔던 터라 돌아올 때는 본 적 없는 공항버스 생김새를 잘 못 알고 탄데다 현지인들이 영어에 익숙치 않아 생긴 문제였었다.

 

전 날 확인했던 버스정거장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공항버스는 오지 않았다.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나왔지만 버스가 오지 않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 말고도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다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도 불안한지 내게 공항버스 정거장이 맞는지 다시 확인했다. 그들도 확신하지 못하는듯했다. 나는 사람들이 한 둘 보일 때마다 물어봤다. 알고 보니 이 시간엔 공항버스가 이쪽 노선엔 없고 코즈웨이베이 해안도로 쪽으로 가야 다른 노선의 공항버스를 탈 수 있다고 했다. 10 여분 달려가서 보니 몇 몇 여행자들이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거장은 아직 운행하지 않는 노선의 버스 정거장이었다. 택시를 잡고 내가 타려던 노선의 버스(N11)  정거장으로 가 달라고 했더니 100여미터 가서 내려준다. ㅡ,.ㅡ; 100미터만 걸어 내려가라고 일러주면 될걸 기본요금이 탐이 나서 사람을 태운 택시기사에 어이가 없었다. 나오는건 그저 웃음뿐이었다. 나원참.

 

어쨌든 5시 조금 넘어 공항 티켓 부스에 도착해 무사히 티케팅을 하고 예정된 항공기에 오를 수 있었지만 호텔을 나선 시간 대비 엄청 늦은 시간이었다. ㅡ,.ㅡ; 

 

중동과 남미, 남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나로서는 아시아 지역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 곳들은 보름 이상이나 되는 장시간의 휴가를 필료로 한다. 업무가 바쁜 부서에 발령이 아있는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간사한 마음은 나로서도 예외가 아닌지 동남아 지역이 요즘 내게 새롭게 보인다.

 

간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로는 일본이 최고인줄로만 알았다. 특히 오사카가 그랬다. 하지만 그런 방면에선 홍콩이 한 수 위였다.

상하이의 야경이 비할바 없이 화려하다던가? 상해는 이 여행 이후로 가긴 했지만 어쨌든 홍콩은 그보다 역시 한 수 위였다.

먹는걸로 행복한 여행은 중국에서도 스페인에서도 일본에서도 터키에서도 해보았다. 그들의 음식이 홍콩 보다 못할게 없다면 다양성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못한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설명절이라 문을 닫은 유명 음식점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닫힌 문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때의 씁쓸함이 지금까지도 아쉽다.

볼거리를 놓고 보아도 그 작은 면적의 땅에 비해 볼거리도 무척 다양하고 많다.

여우발로 서서 다녀야 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좁은 땅에는 통에 박은 이쑤시개처럼 촘촘하게 박힌 마천루들이 역시 인상적이다. 

다양한 문화를 안고 있는 홍콩이고 보면 문화의 다양성 면에서도 어디에 내놓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는 나도 찾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이 번 여행에서는 유난히도 만난 사람이 많지 않고 레이철과 스테인 말고는 그다지 기억에 좋은 사람도 별로 없다.

한 번 방문했던 나라나 도시는 여간해서 다시 찾지 않는 나지만 이 곳 홍콩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자주 찾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이 곳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홍콩군. 고맙네 내게 즐겁고 추억 깊은 여행의 기회를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