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12 대천·서천

서천/대천 가족여행 2

코렐리 2012. 10. 21. 16:56

2012.10.14(일)

다음날은 다시 서천으로 넘어간다. 아버지가 사시던 곳은 어둠이 깔려 찾아 가도 방향 구분 조차 되지 않을테니 포기하고 대천으로 돌아와 밤을 보낸 아침. 전 날 갔던 집 탕 맛을 보고 다른 집으로 가봤다. 동태탕을 시켜 봤는데... 이 번 여행은 도대체 먹는게 왜 하나같이 다 이러냐. 주인이 동태와 코다리를 분간 못하는건 아닌지.맛? 내가 끓여도 이보다 낫지 않을까. 처음으로 먹어봤다. 동태탕을 빙자한 코다리탕. 국물이라도 좋으면 감동해 주려 했는데...

 

열심히 식사중이신 우리 집안 최고 어르신 재희양. 식사중임을 티라도 내듯이 비상식량을 얼굴에 붙이고 젊잖을 뺀다.

 

나만 그런게 아니고 식구들 모두가 시장을 좋아한다. 수산시장이면 말해 무엇하리. 들르고 볼 일이다. 그런데 호객행위도 넘 심하고 어차피 사도 여기서가 아닌 서천 수산시장에서 떠나기 직전에 먹거리를 사려 하니 이 곳에선 머무름을 포기한다.

 

다시 서천으로 떠난다. 제방으로 올라가 봤지만 감동이 없다. 그냥 계속 떠난다.

 

가을걷이도 시작되지 않은 시골의 들녁. 황금빛 찬란함이 찬탄을 연발케 한다.

 

드디어 도착한 서천역. 아버지 말씀으로는 이 곳이 아니란다. 동생이 역무원에게 물었다. 옛 역사가 지금도 남아 있는지. 무성의하게 손가락질로 방향반 찔러주며 "저 쪽으로 가보세요."란다나.

 

역 앞의 자그마한 농촌마을이 너무나 정겨워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발길이 나를 잡아 끈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주렁주렁 담을 넘어 골목길 행인의 머리를 호시탐탐 노린다.

 

대문과 지붕을 아무리 갈아 치웠다 해도 옛향기가 많이 남은 동네다.

 

장독대와 화분이 화사하다.

 

눈길을 사로잡고 발길을 붙잡는 집. 바로 이 집이다.

 

아궁이와 가마솥. 어릴때 본 감동적인 풍경이지만 이젠 찾아보기 어려운 구수한 그리움의 향기. 눈물나게 아름답다.

 

시골집의 담벼락마저도 정겹다.

 

굴뚝은 또 어떤가.

 

어머니와 함께 잠깐 둘러 본 마을을 뒤로 하고 역 광장으로 나시 나와 보니 동생은 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찾느라 이리저리 지도를 뒤져 본다.

 

 

지도를 들여다 보며 제수씨와 동생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포착된 준상군의 범죄현장(?) 신발끈을 풀러 놓았다. 두 신발을 연결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착하게 봐줘야 할까. 점점 귀여운 악동으로 변해가는 준상군이다.

 

주변 안내도를 들여다 보시며 사시던 곳을 유추해 보는 아버지와 형.

 

어느 한 집이 너무나 좋다고 하자 호기심에 아버지도 발걸음을 했다. 주인집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내집에 웬 사람들인가 놀라 나와 보신다.

 

마당에는 호박과 감이 널려 수분을 날린다. 역시 시골스럽고 정겨운 분위기를 낸다. 어쩌면 이리도 곱게 늘어 놓았는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많다. 이런 물건들을 어디에서 또 볼 수 있을까. 

 

 

비슷한 연배의 두 분.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서로 아는 사이였을 수도 있는 두 분이다. 어려서부터 줄곧 이 곳에서 사셨다고...

 

이제 진짜 아버지가 사시던 곳으로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