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기적
2012.1.14(토)
명절 치른다고 개화동에 갔다. 모처럼 가족이 모였으니 술 한 잔 한다며 모여 앉았다. 둘째 아이를 가져 만삭인 제수씨 갑자기 배가 아프단다. 첫 애때도 그리도 고생하더니만 두 번째 애도 예외가 아닌지 수시로 아프다가 출산 한 달 앞두고 또 입원했다. 곧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성질이 급해서 안되겠단다. 곧이어 다시 전화가 왔다. 딸 낳았단다. 기쁘면서도 약간은 황당 모드. 동생에게 생긴 두 번째 기적이다. 낳기도 전에 아버지가 미리 재희라는 이름을 지어 놓았다. 재(才)가 있어 기쁘다(喜)는 뜻이라고. 내 새끼도 아닌데 조카 하나 더 생긴게 왜그리 행복한지.
동생이 찍어온 사진 강탈해 왔다. 나와 아버지는 이 때 얼큰해 있고 동생은 헤헤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갖 나온 녀석. 가만 보니 제 오라비 준상군을 쏙뺐다.
담 날 찍은 모양인데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한다.
햐, 고녀석 이쁘네.
볼수록 준상군과 똑같다.
제 동생 생긴줄도 모르고 며칠 동안 제 엄마 보지도 못한 녀석이 엄마도 안찾고 잘 논다. 문제는 제수씨가 그 사실을 알고 다행스러워 하면서도 엄청 속상해 한다는 사실. 매정헌 눔.
아이에게 약간의 황달기가 있단다. 빛이 눈에 들어가면 좋지 않다나... 안쓰러워 가슴이 살짝 미어진다. 내새끼도 아닌데 왜 내가 설레발인고... ㅡ,.ㅡ;
산후조리원까지 쫓아가 안아봤다.
아유 이시끼 이뻐라.
지 엄마 아빠가 인물이 좋으니 틀림없이 이쁘게 자랄 것 같다.
제 아비도 눈뜬 모습은 이때 처음 본 모양이다.
뭘 그리 열심히 보는지...
건강하면 좋으련만 건강에 약간의문제가 생겼는지 병원에 입원해 안타깝기만 하다. 제수씨 힘들게 하고 나온 녀석인만큼 내내 건강하기만 했음 좋겠다. 이뻐 뒈지겠넹.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