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1 일본 the 3rd

또왔냐 간사이 3-1(교토)

코렐리 2011. 7. 25. 18:09

2011.7.17(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한 일은 이 날 저녁에 머물 숙소를 잡는 일이었다. 연휴 첫 날 보다는 그래도 방이 나오지 않겠느냐 하던 우리의 기대는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물론 송본여관에서 계속 뭉개는 방법도 있었지만 난 여행에서 숙소는 가급적 저렴하게 이용해왔고 이 번 여행에서도 그럴 참이었다. 두 군데에서 역시 없다는 답변이었지만 세 군데째에서 귀가  번쩍 뜨이는 반문을 했다.

"몇 명인데요?"

"두 명인데요. 오늘하고 내일요."

"방 있습니다. 오세요."

어찌나 반갑던지. 우리는 짐을 꾸리고 나서 역전으로 가 다시 206번 버스를 타고 버스를 타고 시마바라구치(鳥原口)에서 내려 다시 전화했다.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저 쪽에 나타나 우리에게 소릴 지르며 손짓했다. 마중 나온 것이다. 아래 사진의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니 게스트 인 교토 간판이 나온다. 골목 저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기다리는 양반이 게스트하우스의 사장님.

 

이부자릴 햇볕에 말리느라 창문을 활짝 열고 널었다.

 

주인장은 기온마쓰리 축제를 아느냐는 질문을 하시더니 대뜸 전날 신문을 보여 주시며 전날 밤 기온거리에 몰려나온 시민의 수가 45만이었다는 설명을 해주고 나서 TV를 보여주며 지금 기온마쓰리 축제 행렬이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장소를 알려 주셨다. 거대 수레가 대나무를 밟고 지나 쪼개지면서 행렬이 시작된다고. 지금 기억에 대략 四条大宮 정거장 주변이었던 것 같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긴 뒤 밖으로 나오며 아침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이 있는지를 물었다. 대로 방향으로 조금 나가면 있다는 말을 듣고 일단 가봤다. 약간은 허름하고 한국의 분식집같은 어설픈 분위기였지만 근처에 그 외엔 대안도 없었다.

 

일단 들어가 김초밥과 규동을 시켰다. 김초밥은 맛이... ㅡ,.ㅡ; 규동은 한국에서도 어딜가나 맛이 좋으니 여기도 최소 그 정돈 하지 않을까 했다. 나온 규동에 얹혀진 쇠고기의 양이 얹다 말은 것 같고 양념은 했는지 안했는지 색깔이.... 맛에 대해서도... ㅡ,.ㅡ; 배고파서 먹긴 대충 다 먹었지만 뒷맛이 거시기해서 입가심으로 맥주 한 병 주문해 한 잔씩 먹고 나왔다(도합 1,820엔)

 

숙소 주인장이 일러준대로 206번 버스를 타고 四条大宮에서 내려 기온(祇園) 방향을 향해 걷다 보니 차량 통제구간이 나오고 이제 막 시작된 축제 행렬이 길게 진을 쳤다. 좌우 인도에는 걸어다니기 용이치 않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행렬의 선두부분을 보고 싶어 계속 앞쪽으로 이동을 시도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천천히 이동하는 수레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수레가 가다서다를 반복한 덕에 이들 수레를 앞지를 수 있었다.

 

수레 위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조잡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하고 같은 음을 지겹게 반복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도 가는 곳마다 이 단순하고 지루한 음악이 나오는데 하도 음악이 단순하고 반복적이어서 좀 심한 말로 똥개 훈련시킬 때 쓰는 음악 같았다.

 

앞쪽으로 더 가니 그 앞엔 가마를 짊어진 행렬도 있다.

 

사거리에서는 새로운 수레가 그 앞으로 끼어들어 하나의 행렬로 합쳐진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펙터클한 풍경이다.

 

마냥 이 것만 볼 수 없어 자리를 떠 기요미즈테라로 갔다. 이 곳에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통제된 거리를 벗어나야 했기에 적지 않은 거리를 걸었고 이동에 많은 시간을 잡아 먹었다.

 

세 번째로 시도하는 기요미즈테라(靑水寺)입장이었다. 이 날이 휴일이라 문을 열지 않아 세 번째로 따를 당한다면 그야말로 복장터져 쓰러질 판이었다. 인왕문을 지나

 

삼중탑이 눈에 들어오고

 

입장권(300엔)을 사서

 

 

입구로 가면 용이 침흘리듯 겔겔거리며 뱉어낸 물을 이용해 손을 씻고 들어간다. 회교도들이 모스크에 들어가기 전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들어가는 것처럼 이 곳에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 다음 들어가는 개념이 아닌가 싶다.

 

표를 내고 굉문을 통해 안으로 더 들어가면 쇠지팡이와 쇠기둥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 곳에서 쇠지팡이를 한 번 씩 들었다 놨다를 마치 의식처럼 하고 지나간다. 이거 하자고 줄까지 선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함 해봐야지. 이유가 뭔지는 모르고 나도 함 해봤다. 그다지 무겁지 않아 우습게 들리지만 들어 올리고 보면 어느 순간에 철컹 걸려 그 이상 뽑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 옆에 같이 박혀 있는 사각 쇠기둥이 있는데 여자들은 대개 이 기둥을 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지만 남자들은 객기에 한번씩 못먹는감 찔러 보듯이 시도하곤 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함 해봤다. 꿈쩍도 않는다. 그래도 쪽팔릴건 없다. 남들도 다 못하니까.

 

이 분은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불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앞에서 합장하고 경배한 뒤 들어간다. 이 곳에는 목조십일면관입상(十一面觀音立像)이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분은 아닐게고 옆에 出世大黑天이라고 써있는 걸 보면 출세를 관장하는 분인가 보다.

 

이 건물이 본당 건물이고 팸플릿을 보면 본당 앞 햇볕에 노출된 마루바닥은 무대라고 표기되어 있다. 가이드 책자에는 기요미즈의 무대가 그 명칭이라 한다. 이 곳에서 무언가 공연 같은 것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무대 끝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그 밑을 내려다 보면

 

이 곳이 왜 청수사인지 이해가 될법한 샘물이 낙수로 떨어지고 그 아래선 이걸 받아 마시거나 부처님께 바치느라 줄까지 섰다.

 

본당인 이 곳 불당에서 불공을 드리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띤다.

 

폼잡고 서봤다. 난간 기둥을 끌어 안고 포즈를 취하려다 화상입을 뻔했다. 하루종일 뙤약볕에 노출된 쇠기둥은 삼겹살을 구워 먹어도 좋을 정도였다. 뒤쪽 배경으로는 노송껍질로 지붕을 얹은 아미타당(阿弥陀堂)이 보인다.

 

아미타당으로 건너와 본당을 건너다 봐야 어떻게 생겼는지 눈에 들어온다. 무대 아래 15미터의 새까만 절벽 아래로는 무대를 받치는 격자형태의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다.

 

기요미즈테라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다고 하는데 수차례의 화재와 전란으로 소실되었던 것을 도쿠가와 막부 3대 장군 이에미츠의 원조하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아미타당으로부터 산책로처럼 경사진 길을 따라 내려 오면 사람들이 줄을 서 물을 한 번씩 받아 본다. 이 약수는 오토와노타키라 하는데 기요미즈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불로장생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 거 한 번 하는데 200엔이나 낸다. 여기 줄 선사람들 디게디게 부잔갑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줄줄이 줄서서 해 보고 가더구만... ㅡ,.ㅡ;

 

이 곳을 나와 기념품 가게에 볼만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으면 쓰윽 들어가 에어컨 바람 쐬며 구경만 하고 쓰윽 나오곤 했다. 녹차 아이스크림이 맛있어 보여 함 들어가 먹어봤다(250엔). 한국에서 만든 녹차 아이스크림이 훨 낫구먼. 그래도 이거 하나 산 덕에 점포 안에 한동안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기요미즈테라 소속의 스님인지 아님 다른 곳에서 원정 오신 스님인지 시주승이 보인다. 에구 스님 덥지 않으세요?

 

가게마다 뭘 파는지 일일이 시시콜콜 참견을 한 뒤

 

다시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따라 걸었다.

 

운 좋으면 게이샤를 만날 수 있을거라 했는데 드디어 조우한 세 명의 게이샤들. 근데 왠지 가짜같어.